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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지구의 미래와 우주를 보여주는 소설, 노랜드

by 단호한 단호박 2023.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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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리뷰

1. 노랜드 줄거리 

천선란의 소설 노랜드에는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외계로부터온 존재, 인간의 진화, 우주, 지구의 종말 등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허무맹랑한 스토리로 느껴지지 않고,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미래처럼 느껴져 재미있게 읽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흰 밤과 푸른 달이다. 염소와 악마가 반반 섞인 존재 '크람푸스'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지키기 위해 늑대의 유전자를 받은 인간들이 있다. 이 존재는 인간에게 영웅으로 다가오지만 결국은 인간을 해칠 수도 있는 존재들로 여겨진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 이 존재가 되기로 선택한 '명월'의 친구 '강설'의 시선에서 영웅이자 두려움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옥수수밭과 형이라는 제목의 단편도 매우 기억에 남는다. 동생에게 한없이 다정했던 형이 백혈병으로 죽게 된다. 동생을 비롯해 엄마, 아빠 모두 큰 슬픔에 잠기는데, 어느날 형과의 추억이 담긴 옥수수밭에서 형을 다시 만나게 된다. 형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고, 외형 마저 형과 똑같은데 이 사람은 형이 맞을까. 

'우주를 날아가는 새'에서는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지구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날, '효원'은 동생들을 모두 마지막 수송선에 떠나 보내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효종 스님'을 따라 절에 남기로 결정한다. 효종 스님의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음 날 효종 스님은 바로 숨을 거두게 되고, 절망적인 효원에게 수송선이 다시 한 번 나타난다. 수송선이 한 번 더 돌아오게 된 것은 효원이 다리를 치료해준 저어새의 덕분이기도 했으며, 효종 스님이 본인의 곁에 남을 효원을 걱정해 한 번 더 들러줄 것을 당부해두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노랜드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단편 <두 세계>는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이다. 기술이 발전해 소설 속에 직접 들어가 소설 속 주인공과도 직접 대화해 볼 수 있는 시대이다. 이러한 체험할 수 있는 사이트 '노랜드'에서 판매 중이던 도서 '아락스'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라'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믿을 수 없는 원인을 찾아내게 된다. 한 도서를 30번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만나게 되는데, 어쩐지 이 세상 사람같지가 않고 모든게 어색해보이기만 하다. 

 

2. 감상평 

소설 노랜드는 지구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현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고,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한데, 당장 10년 이내에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일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주른 날아가는 새>와 <두 세계>가 가장 인상깊었다. 두 세계에서는 아락스의 주인공인 인공지능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인공지능에게 어떻게 나왔냐고 묻자 간단한 일이라고 대답한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현재 뉴스만 봐도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매일 매일 보도되고 있는데, 조만간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 이야기였던 <흰 밤과 푸른 달>에서도 인간에게 늑대의 유전자를 투여하여 진화된 인간을 만들어 낸다. 인간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 한 때는 영웅으로 칭송받았으나 물리쳐야 할 존재가 사라진 세상에서 이 늑대인간의 존재는 오히려 인간을 불안에 떨게 할 존재로 전락한다. 

<푸른 점>의 이야기도 매우 기억에 남는다. 위기에 처한 지구를 떠나 인간이 새롭게 정착할 행성을 찾는 임무를 맡은 사투르호, 그런데 지구를 떠나 우주를 유영하던 중 지구가 멸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에 친구들과 가족들이 남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미 사투르호에는 함께 유영 중인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살리기 위해선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지구엔 나의 사람들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3. 천선란 작가 

<천 개의 파랑>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터라 <노랜드>도 기대가 컸었다. 그리고 역시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소설이었다. 장편 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조금은 아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미래, 이야기가 풍부한 느낌이라 오히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좋아하는 한국 작가들이 많아져 기분이 좋다. SF 소설이지만 따뜻함을 잃지 않는 천선란 작가의 다음 책 또한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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