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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프레드릭 배크만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by 단호한 단호박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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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머니와 손녀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프레드릭 배크만의 장편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남긴 후기에는 테러리스트 같은 할머니와 우라지게 짜증 나는 소녀를 데리고 컴백하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읽다보면 참으로 공감되는 후기이다엘사 는 일곱살, 할머니는 일흔 일곱살인데, 둘의 궁합이 장난아니다. 또래보다 성숙한 손녀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정정한 할머니의 조화가 너무 사랑스럽다.

시작하는 첫 에피소드부터 매우 강렬한데, 지나치게 똑똑하고 또 발직한 탓인지 손녀 엘사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이다. 아끼는 목도리를 상급생이 찢어버렸는데, 그 사실을 안 할머니가 손녀의 나쁜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주고자 동물원의 담을 넘고, 경찰에게 똥을 던지고 경찰서로 잡혀가게 된다. 경찰서에서조차 둘은 투닥투닥하여 경찰마저 진저리치게 만든다. 엘사에게는 자신을 위해 무모한 짓까지 벌이는 할머니가 슈퍼 히어로인 셈이다.

겉으로 보기에 할머니와 손녀는 주위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는 장난을 좋아하고, 말썽만 부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손녀와 그런 손녀를 누구보다 아끼는 할머니일 뿐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엘사가 안타깝기도, 안쓰럽기도 하지만 끝까지 손녀를 위해 사랑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엘사는 따뜻한 기억을 품고 살아가게 될 것 같다.  

 

2. 사랑스러운 가족 이야기를 쓰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특히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다. 블로그에도 가장 처음 리뷰를 올렸던 책이다. 그 외에도 오베라는 남자, 일생일대의 거래,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불안한 사람들 등을 읽었다. 가장 큰 특징은 가족과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것인데, 이 소재들과 작가의 유머가 만나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사실 중간중간 지루하다라고 느껴진 작품이기도 하다. 초중반까지는 느릿느릿 읽히는 편이고, 후반부로 갈 수록 흥미가 끌어오르는 느낌, 읽고 나면 참 좋은 책이다 라고 느껴지는 책인 것 같다. 모두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읽었으면 좋겠다.

할머니는 모든 일곱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곱살 짜리 손녀에겐 자신이 슈퍼 히어로가 되어주려는 마음이 애틋하고, 그 마음을 알고 할머니를 사랑하는 엘사 또한 매우 사랑스럽다.

오베라는 남자에선 이웃간의 이야기를,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는 할머니와 손녀, 그리고 이웃들까지,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관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것 같다. 사랑과 믿음, 신뢰, 있는 그대로의 존중 등 누가 봐도 사랑스럽고 행복한 가족이 그려진다.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 등장하는 이웃 '브릿마리'의 이야기는 브릿마리 여기 있다 라는 책과 이어진다고 한다. 이웃 브릿마리는 굉장히 까탈스럽고, 예민한 탓에 가까이 하고 싶은 인물은 아닌데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니 궁금하긴 하다. 전부터 브릿마리로 추정되는 여자가 그려진 책 표지가 눈길을 끌어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읽어보아야 겠다. 검색을 하다보니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까지 개봉했다고 한다. 배크만 작가의 작품이 더욱 많이 유명해지고, 더 다양한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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