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by 단호한 단호박 2023. 6. 13.
728x90
반응형

 

1.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줄거리  

아동복지시설 출신 3인조 강도단 쇼타, 아쓰야, 고헤이는 도둑질을 하고 도주하던 중 차 배터리가 나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오래도록 비워져 있던 폐가를 떠올리고는 그곳으로 향한다. 오전 2시가 넘은 시각, 한 주택가에 점포 겸 주택인 나미야 잡화점에 도착한 세사람은 잠시 이곳에서 경찰의 눈을 피할 계획을 세운다. 집을 살펴보던 중 누군가 편지를 두고 가는데, 그 편지는 '달토끼'라는 익명의 누군가가 보낸 상담 편지이다. 세 사람은 이 황당한 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사실 이 잡화점은 '나미야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잡화점으로 20년 전, 사람들의 소소한 고민을 편지로 받아 상담을 해주던 곳이다. 어찌된 일인지 20년 전에 의뢰한 편지가 20년 후의 세 사람에게 닿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사람은 여러 사람의 고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도 하게 된다. 

가장 처음 도착한 편지의 고민은 이렇다. 올림픽을 앞둔 운동 선수의 고민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던 애인이 병에 걸려 얼마 못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애인은 운동선수인 본인에게 올림픽에 집중하라고 응원을 해주지만 병에 걸린 애인의 곁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과 애인의 마지막 바램인 올림픽 출전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에 대해 세 사람은 처음엔 무시하는 듯하지만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게 된다. 

 

2. 소설 속에 나타난 여러 고민들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편지의 고민들은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상황 자체가 공감이 된다기 보다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고민에 공감하여 함께 고민하게 된다. 꿈과 사랑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부모님과 함께하는 야반도주를 할지 미래를 위해 혼자 도망칠 지 등등이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간절하고 고민이 되었으면 일면식도 없는 잡화점 주인에게 그런 상담과 고민의 편지를 남겼을 지 그 마음이 안쓰럽기도 하다. 

이런 고민들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던 탓인지 이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원작인 소설이 전 세계에서 500만부 이상 판매가 되었고, 2017년에 일본에서 영화로, 2018년에 중국에서 영화로 개봉되었다고 한다.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일본 특유의 감성이 짙게 나타나는데, 영화도 물론 재미있겠지만 아무래도 원작이 더 재미있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다. 

 

3. 경청이라는 위로의 방법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이 작품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구절이다. 너무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사실은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민을 털어놓음으로써 내가 내린 결정과 동일하게 말해주기를, 내 결정이 옳은 것임을 상대가 동의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고민을 털어 놓는 사람은 그저 상대가 내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친구의 강력한 추천으로 읽게 되었고, 나도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추천해준 친구가 느꼈던 것 만큼의 강한 감동은 없었다. 그럼에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답게 술술 읽혔고 매우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 읽은 후 나도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을 했었는데, 한 친구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고, 한 친구는 나와 비슷한 정도의 흥미만 느꼈던 것 같다. 사람마다 받은 감동의 크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재미있고, 또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를 줄 수 있다' 라는 나름의 교훈도 있어서 한 번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728x90
반응형